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도 있고, 겉으로는 아무 변화가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그런데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다고 해서 술이 몸에 덜 해롭다고 볼 수 있을까요?이 글의 핵심은 얼굴 홍조만으로 음주 위험을 판단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다만 소개된 연구는 이미 알코올의존증 진단을 받은 일본인 남성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일반인의 암 발생 확률을 그대로 보여주는 연구는 아닙니다.연구에서 관찰한 위험도와 일상에서 기억할 점을 구분해 살펴보겠습니다.
1. 얼굴이 안 빨개져도 음주 위험은 남아 있을까?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은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알코올은 먼저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고, 이후 ALDH2 효소의 작용으로 분해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이 있는 물질이며, 몸속에 쌓이면 얼굴 홍조나 두근거림, 메스꺼움 같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은 괜찮은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얼굴색은 음주 위험을 판단하는 정확한 기준이 아닙니다. 술을 마셔도 홍조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도 유전적 특성이나 음주량에 따라 위험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 7일 온라인에 처음 발표된 일본 연구는 이 점을 살펴봤습니다.
논문명은 History of Alcohol-Related Cancers and ADH1B/ALDH2 Genotypes in a Large Japanese Cohort of Male Patients With Alcohol Dependence이며, 학술지는 Cancer Medicine입니다. 연구진은 일본 국립병원기구 구리하마 의료·중독센터와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소속 연구자들입니다. Wiley Online Library
연구진은 2005~2020년 구리하마 의료·중독센터에서 처음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은 일본인 남성 5,214명의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약 53세였고, 암 병력과 ADH1B·ALDH2 유전자형을 비교했습니다. 전체 중 385명에게 음주 관련 암 병력이 있었으며, 위암이 204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식도암 73명, 대장암 80명, 두경부암 55명, 간암 31명도 확인됐습니다. Wiley Online Library
ALDH2 기능이 떨어지는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은 기능이 정상인 사람보다 두경부암 병력의 오즈가 8.63배, 식도암은 11.35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위암은 1.54배였습니다.
여기서 ‘오즈가 높다’는 것은 연구 집단 안에서 비교한 통계값으로, 일반인이 암에 걸릴 확률이 그대로 8배 또는 11배라는 뜻은 아닙니다.
| 연구에서 비교한 항목 | 보고된 결과 | 읽을 때 주의할 점 |
| ALDH2 비활성형과 두경부암 병력 | 오즈비 8.63 | 알코올의존증 진단을 받은 일본 남성 자료 |
| ALDH2 비활성형과 식도암 병력 | 오즈비 11.35 | 개인의 절대 암 발생 확률을 뜻하지 않음 |
| ALDH2 비활성형과 위암 병력 | 오즈비 1.54 | 암 종류별 결과가 다름 |
| ADH1B 느린 대사형과 식도암 병력 | 오즈비 3.05 | 관찰된 관련성이며 인과관계를 확정하지 않음 |
이번 연구는 유전자와 암 병력의 관련성을 분석한 관찰 연구입니다.따라서 특정 유전자 때문에 암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얼굴 홍조 여부만으로 위험을 가늠하는 것은 부족하며, 음주량과 기간, 흡연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Wiley Online Library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도 술을 줄여야 할까요?
네.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음주로 인한 부담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ADH1B 유전자 유형도 암 병력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꾸는 과정에 관여하는 ADH1B의 느린 대사형은 빠른 대사형과 비교해 두경부암 오즈가 1.99배, 식도암은 3.05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위암에서는 0.65배로 낮게 나타나, 암 종류에 따라 결과가 달랐습니다. Wiley Online Library
두 유전자 유형이 함께 나타난 경우에는 두경부암 오즈가 17.05배, 식도암은 35.03배로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 역시 알코올의존증 남성 집단 안에서 비교한 값입니다. 연구진은 전체 인구의 위험도를 계산한 것이 아니며, 개인이 실제로 암에 걸릴 가능성을 이 숫자만으로 예측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연구 대상자 중 ALDH2 비활성형이면서 ADH1B 느린 대사형인 사람의 52%는 술을 마셔도 얼굴이 붉어진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ALDH2 비활성형이면서 ADH1B 빠른 대사형인 사람에서는 이 응답이 23%였습니다. 즉, 홍조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아세트알데히드 대사 능력이나 암 위험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Wiley Online Library
일상에서는 무엇부터 바꾸면 좋을까요?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아도 실천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술을 마시는 날과 양을 기록해 보세요. ‘조금 마셨다’고 생각해도 술 종류와 잔 크기에 따라 실제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술을 마실 때 흡연을 함께 하는 습관이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셋째, 술을 마셔 얼굴이 붉어지거나 두근거림·메스꺼움이 나타난다면 몸이 보내는 불편 신호로 받아들이고 음주를 중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번 연구가 기존의 음주 상식과 다른 점은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술에 약하고, 안 빨개지는 사람은 강하다’는 단순한 구분으로 위험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얼굴색보다는 음주량과 빈도, 개인의 건강 상태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평소 상황 | 확인할 점 | 실천 방법 |
| 술을 마셔도 얼굴색이 그대로임 | 홍조가 없다고 안전한 것은 아님 | 음주량과 빈도를 따로 살펴보기 |
|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짐 |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능력과 관련될 수 있음 | 불편 반응이 나타나면 음주 중단 |
| 술과 담배를 함께 함 | 여러 위험 요인이 겹칠 수 있음 | 음주·흡연을 함께 줄이는 계획 세우기 |
| 음주 후 몸이 자주 불편함 |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원인이 다를 수 있음 | 의료진과 상담해 음주 습관 점검 |
술을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의지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보건소나 의료기관의 상담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매일 술을 많이 마시거나 금주할 때 손떨림, 식은땀, 불안, 심한 불면이 나타난다면 갑자기 혼자 끊기보다 의료진과 안전한 감량·치료 방법을 상의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연구가 전하는 메시지는 얼굴이 붉어지는지 아닌지로 음주 안전성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유전적 차이는 음주 관련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개인의 미래를 확정하는 표시는 아닙니다. 음주량을 줄이고, 흡연을 피하며, 몸의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참고자료
- Yokoyama A, Yokoyama T. “History of Alcohol-Related Cancers and ADH1B/ALDH2 Genotypes in a Large Japanese Cohort of Male Patients With Alcohol Dependence.” Cancer Medicine. First published July 7, 2026.
연구기관: National Hospital Organization Kurihama Medical and Addiction Center, National Institute of Public Health.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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