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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비만

운동하려고 잠을 줄였더니, 지방간 위험, 운동보다 잠?

by 구릉구르릉 2026. 10. 4.

운동을 하려고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하려고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경우입니다. 국내 대규모 연구에서는 하루 5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에게 지방간 발생과 관련된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것이 “잠을 적게 자면 반드시 지방간이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체중과 복부비만 같은 요인이 영향을 미쳤고, 수면과 지방간의 관계를 살핀 다른 연구에서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1. 하루 5시간 이하 수면, 지방간 위험이 정말 높아질까?

가장 눈여겨볼 연구는 강북삼성병원과 성균관대 의대 연구진 등이 진행한 국내 코호트 연구입니다.

논문명은 ‘Sleep Duration, Sleep Quality, and the Development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A Cohort Study’이며, 2021년 10월 19일 Clinical and Translational Gastroenterology에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지방간이 없던 한국 성인 14만3306명을 평균 4년 동안 추적했습니다. 지방간은 복부 초음파로 확인했고 수면시간과 수면의 질은 설문으로 조사했습니다.

 

7시간 수면군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하루 5시간 이하 수면군의 지방간 발생 위험비는 1.19배, 6시간군은 1.07배였습니다. 반면 8시간군은 0.98배, 9시간 이상은 0.95배로 7시간군과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5시간 이하로 자면 지방간이 19% 더 생긴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이 연구에서 제시한 것은 상대적인 위험비이며,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수면 부족이 지방간을 직접 일으켰다고 확정할 수 없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체중을 고려했을 때입니다. 5시간 이하 수면군의 위험비는 BMI를 추가로 보정하면 1.19배에서 1.07배로 낮아졌습니다. 허리둘레를 반영했을 때는 1.10배였습니다. 즉 수면시간만 따로 떼어 생각하기보다 체중, 복부비만, 식습관, 신체활동 등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비교  기준지방간 발생 위험비
7시간 수면 1.00
6시간 1.07
5시간 이하 1.19
8시간 0.98
9시간 이상 0.95
5시간 이하 + BMI 보정 1.07
5시간 이하 + 허리둘레 보정 1.10

 

그렇다면 ‘나는 운동도 하고 체중도 정상인데 잠을 조금 줄여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아직 그렇게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5시간 이하로 잔 사람은 수면의 질이 나쁜 비율도 높았습니다. 수면시간 부족과 수면의 질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국내 연구에서는 수면시간이 이전보다 1시간 넘게 감소한 사람을 따로 살펴봤습니다. 8만653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2022년 1월 11일 Journal of Personalized Medicine에 발표됐으며, 수면시간이 1시간 넘게 줄어든 사람의 지방간 발생 위험비가 1.24배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역시 관찰연구라는 점은 기억해야 합니다.

2. 운동보다 잠이 중요하다는 뜻일까? 

그렇다고 지방간이 걱정된다며 운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현재 지방간 관리에서 신체활동, 식사 조절, 적정 체중 유지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도 체중이 과한 사람의 경우 점진적인 체중 감량과 신체활동이 지방간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신체활동 자체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운동이 아니라 운동을 위해 무엇을 희생하느냐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밤 11시에 잠들던 사람이 새벽 5시에 운동하려고 매일 4시에 일어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운동은 늘었지만 수면은 5시간으로 줄어듭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된다면 ‘운동을 했다’는 한 가지 장점만 보고 전체 생활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수면 제한이 몸의 대사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살핀 실험 연구도 있습니다. 2015년 Diabetologia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건강한 젊은 남성 19명이 4일 동안 정상 수면 조건과 수면 제한 조건을 경험했습니다.

 

정상 조건에서는 침대에 8.5시간 머물렀고, 제한 조건에서는 4.5시간만 머물렀습니다. 수면을 제한했을 때 밤과 이른 아침의 혈중 유리지방산이 증가했고 인슐린 감수성도 떨어졌습니다.

 

유리지방산은 지방조직에서 나온 지방산으로, 혈액을 통해 간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대사 변화가 반복된다면 간의 지방 축적과 연결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실험은 19명의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짧은 실험이므로 이를 그대로 일반인의 지방간 발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연구 결과가 모두 한 방향으로만 나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2025년 Preventive Medicine Reports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에서는 31개 연구, 83만6117명의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수면시간이 가장 긴 집단이 가장 짧은 집단보다 지방간 위험이 낮게 나타났지만, 수면시간이 늘어날수록 위험이 일정하게 계속 감소하는 ‘선형적인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 근거를 현실적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활습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새벽 운동 충분히 잘 수 있다면 좋은 선택
운동 때문에 5시간 수면 장기간 반복은 피하는 편이 좋음
운동과 수면 중 하나만 선택 둘 다 확보하는 방향이 바람직
체중이 많거나 복부비만 식사·활동·수면을 함께 관리
지방간 진단을 받은 경우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의료진 상담
수면시간이 계속 짧음 운동 시간을 줄이기보다 취침시간을 앞당기는 방법 고려

 

미국수면의학회와 수면연구학회는 건강한 성인이 규칙적으로 하루 7시간 이상 자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방간만을 위한 기준이 아니라 대사·심혈관·정신건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권고입니다.

 

그래서 새벽 운동을 하고 싶다면 방법을 바꿔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보다 ‘밤에 잠드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전 5시에 운동하려면 밤 12시에 잠드는 생활을 억지로 유지하기보다 취침 시간을 단계적으로 앞당겨 수면시간을 먼저 확보하는 식입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매일 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걷기나 근력운동을 짧게 나누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지방간은 잠 하나만으로 생기거나 사라지는 질환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들이 알려주는 중요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운동을 하겠다는 좋은 목표 때문에 수면을 계속 희생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나 복부비만, 혈당 이상 등을 지적받았다면 ‘운동량’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몇 시에 자고, 실제로 몇 시간 자는지도 함께 돌아보는 것이 더 현실적인 관리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할 만한 공식 자료·연구

  • Um YJ et al. 「Sleep Duration, Sleep Quality, and the Development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A Cohort Study」
    Clinical and Translational Gastroenterology, 2021. 국내 성인 14만3306명 추적 연구.
  • Broussard JL et al. 「Sleep restriction increases free fatty acids in healthy men」
    Diabetologia, 2015. 수면 제한이 혈중 유리지방산과 인슐린 감수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실험 연구.
  • Pirahesh K et al. 수면시간과 지방간 위험의 관계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Preventive Medicine Reports, 2025.
  •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지방간 관리에서 체중 조절, 건강한 식사, 규칙적인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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