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꺼풀이 자꾸 처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하루 중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한 눈의 피로로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경우에는 중증근무력증과 같은 신경근육 질환의 가능성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증근무력증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고 힘이 떨어지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특히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나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이 먼저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어 안검하수와 복시가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중증근무력증 초기 증상, 안검하수와 복시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
중증근무력증의 초기에는 눈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한쪽 또는 양쪽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와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입니다. 특징적인 점은 증상이 항상 같은 정도로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활동량이나 시간에 따라 심해졌다가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눈꺼풀 처짐이나 복시가 있다고 해서 모두 중증근무력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과 질환이나 신경계 질환 등 다른 원인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중증근무력증은 눈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안구형과 팔다리나 목, 호흡근 등 다른 근육에도 영향을 미치는 전신형으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눈 증상만 있었더라도 일부 환자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신적인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받았다면 현재 눈 증상만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눈에만 증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안구형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전신형 진행과 관련된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국내 환자 13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전신형 환자는 안구형 환자보다 아세틸콜린 수용체 항체가 검출되는 비율과 반복신경자극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흉선에 발생하는 종양인 흉선종 역시 전신형 환자에서 더 높은 비율로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검사 결과는 전신형 진행 가능성을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요소로 볼 수 있지만, 개별 환자의 경과를 검사 결과 하나만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연구에서 눈 증상으로 시작한 환자를 추적한 결과 일부가 전신형으로 진행했으며, 진행한 환자의 대부분은 발병 후 2년 이내에 전신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진단 초기에는 눈 증상뿐 아니라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지, 말하기가 어려워지는지, 음식을 삼키기 힘든지, 호흡이 불편한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증근무력증 검사와 전신형 진행, 어떤 증상을 살펴야 할까
중증근무력증이 의심되거나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증상과 함께 여러 검사를 종합해 상태를 확인합니다. 대표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아세틸콜린 수용체 항체와 같은 자가항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신경이 근육을 자극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반복신경자극검사와 같은 신경생리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필요한 경우 흉부 CT 등을 통해 흉선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연구에서는 아세틸콜린 수용체 항체 양성, 반복신경자극검사 이상, 흉선종 등이 안구형 환자의 전신형 진행과 관련된 신호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전신형으로 진행한다거나, 반대로 이상이 없다고 해서 전신형 진행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중증근무력증은 환자마다 증상과 경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와 현재 증상, 발병 시점, 근력 변화 등을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발병 초기에는 새로운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팔이나 다리에 이전보다 힘이 빠지는 느낌이 반복되거나,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쉽게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발음이 평소와 달라지거나 말을 오래 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으며, 음식을 삼키는 과정에서 불편함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 호흡에 필요한 근육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반드시 중증근무력증의 진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중증근무력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 새로운 근력 저하나 삼킴 장애, 호흡 불편을 경험한다면 의료진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갑자기 호흡이 어려워지거나 삼키기 힘든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응급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의료 평가가 필요합니다.
중증근무력증은 장기간 눈 증상만 유지되는 사람도 있고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어 경과가 다양합니다. 따라서 안검하수나 복시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증상 변화를 기록하고 새로운 근력 저하나 삼킴·호흡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도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