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는 새로운 연인과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함께 성매개감염(STI) 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상대방과 안전한 성생활을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매개감염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감염됐더라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상당수 성매개감염이 증상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소변검사 하나로 모든 성매개감염을 확인할 수 있을까?
성매개감염 검사는 감염 종류와 검사 목적에 따라 방법이 달라집니다. 클라미디아와 임질은 소변이나 생식기 검체 등을 이용한 핵산증폭검사(NAAT)와 같은 분자검사가 활용될 수 있으며, 매독과 HIV는 혈액검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증상이 있는 헤르페스는 물집이나 궤양 등 병변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는 방법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한 번의 소변검사만으로 모든 성매개감염을 확인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어떤 방식으로 성 접촉을 했는지도 검사 범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질성교뿐 아니라 구강성교나 항문성교가 있었다면 생식기 검체만으로 노출된 모든 부위의 감염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WHO는 인두와 직장처럼 비요도 부위에서도 증상이 없는 감염이 발견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실제 검사 여부와 방법은 개인의 노출 상황과 위험도에 따라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HPV는 다른 성매개감염과 검사 방식이 다릅니다. 여성에서는 자궁경부암 검진 과정에서 HPV 검사가 활용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HPV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성의 경우에도 HPV 감염 자체를 확인하기 위한 일반적인 선별검사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병 종합검사’라는 이름만 보고 모든 감염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감염을 어떤 방법으로 검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도 확인해야 할 것과 예방 방법
성매개감염 검사를 받은 뒤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안심하기 쉽지만, 음성 결과가 모든 상황에서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검사 정확도는 감염 종류와 검사 방법, 검사한 부위, 감염 후 검사까지의 시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감염 가능성이 있는 성 접촉이 있었다면 일부 감염은 검사 시점에 따라 결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에게 노출 시점과 접촉 방식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두 사람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검사한 감염의 종류와 부위, 검사 시점이 적절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식기 검체만 검사했다면 구강이나 직장 부위의 노출과 관련된 감염을 별도로 평가해야 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파트너에게 성매개감염이 확인된 경우에는 검사 결과만으로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추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WHO도 증상이 없는 성매개감염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매개감염이 확인됐다면 상대방에게 알리고 함께 검사와 치료 여부를 상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감염 종류에 따라 성 파트너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치료가 완료되기 전 다시 감염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치료 여부와 성생활 재개 시점은 감염 종류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콘돔을 올바르고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콘돔은 HIV를 포함한 여러 성매개감염의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피부 접촉으로 전파되는 감염까지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WHO는 HPV와 B형간염에 대해서는 예방 백신이 제공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결국 성매개감염 검사는 상대방을 의심하거나 감염 경로를 추궁하기 위한 검사가 아니라 서로의 건강을 확인하고 필요한 예방과 치료를 선택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파트너와 관계를 시작했거나 감염 가능성이 있는 접촉이 있었다면 검사 필요성과 검사 종류를 의료진과 상담하고, 결과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