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커피나 차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져 습관적으로 매우 뜨거운 음료를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바쁜 아침이나 식사 후 뜨거운 커피를 바로 마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 음료를 마시는 온도가 식도암, 특히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커피나 차의 종류보다 얼마나 뜨겁게 마시는지와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가 연구에서 주목됐다는 점입니다.
1. 매우 뜨거운 음료가 식도암 위험과 관련된 이유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밀리언 위민 스터디에 참여한 성인 약 97만 명의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평소 차나 커피를 어느 정도 온도로 마시는지 ‘따뜻함’, ‘뜨거움’, ‘매우 뜨거움’ 등으로 답했으며, 연구진은 이후 식도암이 발생했는지를 장기간 추적했습니다. 평균 추적 기간은 연구에 따라 약 11~14년이었고, 추적 기간 동안 총 2348건의 식도암이 확인됐습니다.
분석 결과는 음료 온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이 약 2배 높았고, 음료를 매우 뜨겁게 마신 사람은 위험이 약 3.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식도선암에서는 음료 온도와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즉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된 것은 모든 식도암이 아니라 식도 편평세포암과 매우 뜨거운 음료의 관계였습니다.
음료를 마시는 횟수 역시 관련성을 보였습니다. 음료 온도를 고려했을 때 하루 6잔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하루 6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이 71%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두 번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높은 온도의 음료를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뜨거운 음료가 식도암 위험과 관련될 수 있는 이유로는 반복적인 열 자극이 거론됩니다. 매우 뜨거운 음료가 식도 점막에 반복적으로 닿으면 조직에 자극과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세포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제암연구소 역시 65도를 넘는 매우 뜨거운 음료를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요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2. 뜨거운 커피와 차를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
이번 연구 결과를 ‘커피나 차를 마시면 식도암에 걸린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음료 온도와 특정 종류의 식도암 사이의 통계적인 연관성입니다. 특히 참가자들이 실제 음료의 온도를 온도계로 측정한 것이 아니라 평소 음료를 얼마나 뜨겁게 마시는지를 스스로 답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응답한 온도와 실제 음료 온도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장기간 사람들을 관찰해 분석한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뜨거운 음료가 식도 편평세포암을 직접 발생시킨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암은 음료 온도 외에도 흡연, 음주, 나이,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조절할 수 있는 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입안을 데일 정도로 뜨거운 커피나 차를 바로 마시지 않는 것입니다. 갓 끓인 음료라면 잠시 기다렸다가 어느 정도 식힌 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매우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음료의 온도뿐 아니라 섭취 횟수도 함께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식도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음료만 살펴봐서는 안 됩니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식도암의 잘 알려진 위험 요인이므로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이어가는 것도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커피나 차 자체를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뜨겁게 마시는 습관을 줄이는 것입니다. 평소 뜨거운 음료를 즐긴다면 한 번에 마시는 온도를 조금 낮추고, 입안이 데일 정도라면 충분히 식힌 뒤 마시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